미래뉴스실습 (2026-1)

짐 싼 건 도망이 아니라, 나에게 질문을 던진 것

워킹홀리데이 떠나는 청년들이 진정으로 찾고 싶은 것 ··· "나"

"한국에선 일자리도 알바도 못 구해요"… '워홀' 떠난 청년, 2년 새 두 배."
최근 한 일간지에 실린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관련 기사 제목이다. 워킹홀리데이는 청년들이 협정 체결국에서 최대 1년 동안 관광, 취업, 어학연수 등을 병행할 수 있는 관광 취업 비자다. 재외동포청 공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건수는 빠르게 회복해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해외 경험 확대를 넘어, '국내 취업난이 청년들을 해외로 내몬다'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개그우먼 조혜련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들이 취업난 때문에 호주 워홀을 선택했다고 밝힌 이후, "40곳 취업 실패···결국 워홀 떠났다", "취업 대신 워홀 간다" 식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기사들의 이면에는 스펙 경쟁에서 도망쳐 그저 놀러 가려는 게 아니냐는 기성세대의 의심이 깔려 있다. 초기 정착 비용만 수백만에서 수천만 원이 드는 데다 커리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왜 하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정말 도피를 위해 워홀을 선택하는 것일까. 그 진짜 이유가 궁금해 '워킹홀리데이 카페'와 '바나나 워홀 카페' 두 곳에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에는 워홀 준비 중인 사람, 현재 체류 중인 사람, 이미 귀국한 사람 총 18명이 참여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설문 참여자 중 3명과 서면 및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1. 문윤정 : 뻔한 스펙 대신 택한 '행복한 자유'

<1번 자료 첨부>
[사진 1] 일본 워홀 중 기타하마 나카노시마 장미원에서 문윤정 씨가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경성대학교 광고홍보학과 3학년을 마치고 일본 오사카로 떠난 문윤정(22) 씨. 주변에선 공모전 출품이나 자격증을 따는 데 써야 할 1년을 낭비한다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일본행을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학과 생활에 지쳤고, 졸업 전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도 많고 시선도 신경 쓰이잖아요. 근데 여기선 아무도 저를 몰라요. 실수해도 괜찮을 것 같고, 그 자유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져요."
SNS에서 친구들이 스펙을 쌓는 모습을 볼 때면 흔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금방 괜찮아져요. 지금 너무 행복하거든요."
워홀은 그녀의 진로 계획을 바꾸었다. 원래는 4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살려 곧바로 취업할 생각이었으나, 지금은 그게 꼭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홀을 하다 보니까 바로 취준에 뛰어드는 게 정답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워홀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고, 다른 활동들도 더 생각해 볼 것 같아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냥 한 번쯤 해보면 좋은 선택 중 하나예요."

#2. 김진렬 : 4천원짜리 피자로 하루 두 끼, 그래도 후회없는 선택

<2번 자료 첨부>
[사진 2] 호주 워홀 당시 김진렬 씨가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로 근무 중인 김진렬(28) 씨는 군 전역 후 호주로 떠났다. 군 입대로 휴학했던 대학 생활에 휴학 기간을 1년 더 늘린 것이다. 더 넓은 세상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동기에서였다. 하지만 호주 워홀은 그의 진로를 통째로 바꿨다.
계속해서 더 넓은 세상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귀국 후 외항사 승무원을 꿈꾸며 전기전자공학에서 호텔 관광경영학과로 전과했지만, 코로나19로 여행업계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며 그 꿈은 좌절되었다. 그러나 그는 호주 워홀 당시 요식업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미국 뉴욕에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운영팀 인턴십으로 이어갔다. 그리고 그 경험은 현재 직무의 직접적인 토대가 되었다.
워홀이 낭만적이진 않다고 했다. 첫 월급을 받기 전까지는 4,000원짜리 피자 한 판으로 하루 두 끼를 해결하며 버텼다. 그럼에도 그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해외 경험은 단순히 경력을 쌓는 것을 넘어, 외딴섬에서 스스로 돌아보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 방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3번 자료 첨부>
[사진 3] 김진렬 씨의 커리어 로드맵. Gemini 생성 이미지.

#3. 윌리 : 4개국 워홀러, "한국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어요."

<4번 자료 첨부>
[사진 4] 캐나다의 옐로나이프의 하얀 눈 밭 위에서 윌리 씨가 커다란 개를 안은 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질랜드·호주·영국·캐나다. 유튜버 '윌리' 씨는 현재 네 번째 워홀 중이다. 처음부터 4번을 계획한 건 아니었다. 평소 해외 체질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게 사실인지 확인하러 떠난 게 시작이었다.
"처음엔 경험 때문에 떠났고, 가보니까 영어가 정말 중요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두 번째는 영어를 목표로 떠났어요. 거기서 다시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고, 계속 영어권 나라로 워홀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타지 생활이 늘 좋지만은 않았다. 외로움과 인종차별. 생계를 위한 농장과 공장 노동, 서빙, 바리스타, 영화관 청소, 하우스키핑.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바나나농장에서의 일화를 얘기하기도 했다.
"6명이 팀이 되어 바나나를 찾아 돌아다녔어요. 육체적으로 말도 안 되게 힘든 상황이었는데, 좋은 친구들 덕분에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가 이야기하는 워홀의 가장 큰 가치는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친구도 많고, 대충 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왔어요. 워홀이 아니었다면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갔겠죠."
그가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시선의 전환이었다. 밖에서 보니 내 나라 한국의 좋은 점이 보였다는 것이다.
"어떤 부분은 이미 선진국들을 넘어섰고, 어떤 부분은 아직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지만, 한국은 빠르게 변해가는 나라잖아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답했다.

"저는 뉴질랜드랑 호주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포기하고, 경험을 위해 다른 나라를 선택했어요. 지금도 캐나다 생활을 올해로 끝낼지, 비자가 끝나는 내년까지 계속할지 고민 중입니다. 어느 쪽이 나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결국 그의 기준은 항상 한 가지, '어느 쪽이 나를 더 성장시키느냐'였다. 장기간의 워홀은 그의 인생 설계에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 주었다.

취업난 때문이 아닌 '문화 경험'과 '성장'

설문에 답한 18명 중 12명은 '문화 경험'과 '자아 발견·리프레시'를 워홀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직무 스펙·해외 경력 쌓기', '외국어 능력 향상', '추후 해외 취업·이민 준비'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취업이 안 돼서"를 이유로 꼽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호주 워홀을 다녀온 한 응답자는 설문 자유 서술란에 이런 글을 남겼다.
"떠나기 전에는 외국 생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언제나 여유롭고 특별한 일만 생길 줄 알았는데, 막상 일상이 반복되니 외국도 결국은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지점에서 삶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특별한 누군가만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어디서든 제 몫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캐나다에서 워홀 중인 또 다른 응답자는 이렇게 썼다.
"이미 다 알고 편안함만 느끼던 세상에서 벗어나 0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사람은 많이 성장한다고 느꼈습니다."

워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청년들이 해외로 향한 이유를 그저 취업난으로, 혹은 현실 도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 그들의 공통된 목적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들은 타국의 낯설고도 평범한 일상에서 찾고 있었다. 이들에게 워홀이란 단순한 스펙 한 줄보다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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