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도 숏폼 시대… 국악원의 힙한 도전
조회수 27만, 국악이 밈을 만나자 벌어진 일
정현서 실습기자
대한민국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국립국악원의 SNS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기존의 정적인 공 연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한 밈 콘텐츠와 단원들의 브이로그 등 친근하고 유쾌한 영상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MZ 감성’의 숏폼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면서 국악 원 릴스의 조회수와 반응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MZ감성으로 MZ를 채용하다
국립국악원 릴스 가운데 특히 큰 관심을 받았던 콘텐츠 중 하나는 <국립국악원 놀이방 안내원 모집> 영상이다. 단순한 모집 공고 형식에서 벗어나, 처음에는 국악원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 는 일반적인 밈 형식의 릴스로 시작한 뒤 자연스럽게 본론으로 넘어가는 구성으로 제작됐다. 이러한 반전형 연출은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며 큰 화제를 모았고, 해당 릴스는 조회수 27만 회와 좋아요 1.6만 개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국악 홍보 콘텐츠가 공연 정보나 행사 안내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해당 릴스는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끝까지 시청하고 공유하고 싶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MZ세대가 SNS에서 자주 접하는 밈 형식과 짧고 강렬한 영상 구성을 활용함으로써 국악 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국립국악원을 노출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는 전통예술 홍보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대중의 관심을 끌 고 공감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공공기관과 문 화예술단체가 숏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국립국악원은 국악이라는 전통문화 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SNS 트렌드를 접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해당 사례는 국악이 어렵고 낯설다는 기존의 인식을 완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용자들은 재미있는 영상으로 콘텐츠를 접한 뒤 자연스럽게 국립국악원의 활동과 공연 정보를 확인하게 되었고, 이는 국악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전통 예술이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본질뿐 아니라 전달 방식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풍물놀이하는 강아지? 국악원에 AI 캐릭터의 등장
2026년 4·5·10월 매주 토요일마다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은 공연 준비로 분주하다. 국립국악원 연희상설 공연 <연희판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국악원은 이번 공연의 홍보 방식으로 AI 강 아지 캐릭터 ‘연희’를 내세웠다.

풍물놀이 등 전통 연희를 중심으로 한 공연 의 성격에 맞춰, ‘연희’ 역시 풍물패 의상을 입고 북과 꽹과리 같은 타악기를 든 모습으로 제작됐다.

귀여움과 재치 있는 AI 인터뷰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담아낸 해당 릴스 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전통 공연이라는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MZ세대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콘텐츠 형식으로 풀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홍보 방식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악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국악이 더욱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문화와 적극 적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BTS가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사례는 전통음악과 대중문화의 접목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준다. 국악 역시 K-pop, 힙합, 밴드 음악, EDM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